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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련

동생 입에서 너무도 쉽게 나온

나만 몰랐던 담장 속 은밀한 비밀

 

장쇠야, 그게 무슨 소리야?

언니 외간 남자랑 사통하다 유산하는 바람에 자결했다며

그때 어머니가 집안 사람들 다 모아놓고 그랬잖아.

장쇠야!!

 

아버지, 언니 죽은 거 어머니 때문이래요.

그거 다

 

일직차사 (홍련父 빙의)

초저녁부터 웬 소란인가 했더니. 물러가라.

 

홍련

아버지 알고 계셨어요?

 

일직차사 (홍련父 빙의)

그 아이는 너처럼 방자하게 굴어 목숨을 잃은 것이다.

그리고 언니라니, 동생이겠지.

죽은 것은 홍련이다. 넌 장화고.

아무리 남매지간이라 하여도 남녀가 유별한 법이거늘.

계집이 어찌 사내 일에 끼어드느냐!

자업자득이다. 그리고 언제부터 네가 그 아이 일에 그리 관심이 많았느냐.

 

홍련

사람들한테 다 말할 거예요.

정혼자 댁에도 다 말할 거예요.

저는 사실 장화가 아니라 홍련이고,

 

일직차사 (홍련父 빙의)

오냐오냐 해줬더니 주제를 모르고!

 

바리

담장 깊은 곳

차가운 방 안 소녀

눈물 흘리네

몸마디 부서진 채로

 

배홍련, 진실을 알게 된 그날, 네가 정말 그들을 해친 것이 맞나?

그날 네 몸은 온전치 못했다.

그런데도 검을 들고 네가 사람을 죽였다고?

정말 배무룡의 방에 장검이 있었어?

네가 정말 분노하고 있는 대상이 누구야?

 

홍련

아버지. 아버지라고!

 

강림

부서진 진실들 속

가장 깊이 묻어둔 기억

 

홍련

아버지,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언니처럼 주제넘게 굴었어요.

다시는 언니 이야기 꺼내지 않을게요.

잘못했어요, 아버지. 한 번만 봐주세요.

 

바리 강림 월직차사 일직차사

아무도 관심 없지

저 안의 소녀

비명을 지르며

대롱대롱 죽어도

아무도 듣지 않고

보려 하지 않아

슬픈지 기쁜지

관심조차 없지

 

홍련

아니야, 내가 다 죽였어, 내가 죽였어…

목을 베었어 턱을 부쉈어

발로 짓이겨 혀를 찢었어

목을 베었어 턱을 부쉈어

발로 짓이겨 혀를 찢었어

절대로 그 주둥이에서

감히 우리 이름 못 뱉도록

 

바리

죽은 자의 상념이 범람할 때

기억은 조각나 멋대로 섞이고

죽은 자의 맺힌 한 곪아갈 때

시간은 뒤엉켜 흐르지 못하네

 

상념 속 또렷한 감정은

환상을 만들고

공허 속 적막한 비명은

환청을 부르네

 

바리 강림 월직차사 일직차사

눈을 떠

모든 건 너의 환상

죄책감을 피해

도피한 너의 꿈

 

눈을 떠

모든 건 너의 환상

이제 똑바로 마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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