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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앨범 구성

 

앨범 자켓. 자연물들과 우측 하단의 있는 12는 시계의 시간을, 정 가운데부터 지렁이처럼 뻗어있는 초침은 자신이 처한 시간을 상징한다고 하네요. 역시 빈지노다운 발상이에요.

 

앨범을 열면 마찬가지로 가사집과 CD가 있어요.

 

가사집 중 일부.

 

최근 5주년 기념으로 한정판 LP로도 제작되었던 앨범.

 

2. 앨범 정보

 

2016년 5월 31일에 발매된 빈지노의 첫번째 정규 앨범.

빈지노의 앨범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재평가 받는 경우가 많아요. 이 앨범도 그러한데, 처음 발매 되었을 때는 전작 24:26과 많이 비교되면서 부정적인 평가를 꽤 받았어요.

하지만 현재는 사람들의 반응이 많이 달라졌는데요.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트렌디하다는 느낌을 주는 앨범은 몇없기에, 시대 앞을 내다보았던 빈지노의 안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에요. 제 개인적인 생각도 그러한데, 계속 들을수록 더 좋아지는 앨범인 것 같아요.

 

'Beenzino'가 정규 앨범 [12]를 발표한다.

그동안 많은 싱글들을 발표해온 그이지만, full-length의 앨범은 [2 4 : 2 6] 이후 4년 만이기에 많은 이들에게 아주 반가운 앨범이 아닐 수 없다. [12]는 그만큼 'Beenzino'가 장기간 심혈을 기울여 온 그의 첫 정규 앨범이다. [12]에서도 'Beenzino'만의 스타일은 여전하되 모든 면에서 깊어진 그를 만날 수 있다.​

총 11곡으로 구성되어있으며, 피쳐링 아티스트으로는 'Blacknut', 'YDG', '수란'이 참여하고, 'Peejay', '천재노창', 'Walle', 'Cokejazz'가 프로듀서로 참여하였다. 앨범 디자인은 'Beenzino'가 속한 아트 크루 IAB studio의 작품이다.

 

2.1 평가

 

대한민국 힙합씬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빈지노의 1집 음반이다. 재지팩트의 < Lifes Like >과 전작인 EP < 2 4 : 2 6 >, 일리네어 활동 등을 통해 다양한 스펙트럼을 소화하는 우월함을 보여준 그가, 공식적인 첫 번째 정규 앨범을 통해 어떠한 음악을 들려줄지는 모두의 화두였다. 팬들의 대부분은 예전의 고뇌를 담은 감성적인 스타일로 회항하길 바랐으나 그는 이러한 기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노래하고 있다.

'시간'이 앨범 콘셉트의 중심에 서있다. 커버에는 해와 달을 이용해 시침과 분침을 표현했고 숫자 대신 온갖 자연물로 둘렀다. 트랙 수가 11개이고 앨범 제목이 < 12 >. 그의 생을 시간탐험여행에 대입한 것이다. 미술가다운 비유이다. 전반적인 프로듀싱을 맡고 있는 피제이(PEEJAY) 특유의 몽환적인 신시사이저는 이러한 기조를 적절히 조성한다. 여행은 실제 여행과 그의 인생에 대한 여행을 동시에 함축한다. < 12 >에서 시작하여 1번부터 11번까지 한 바퀴를 돌아오면 다시 제자리지만 그의 이야기가 가슴 한켠에 머문다. 영화 < 쥬만지 >가 떠오른다.

선입견에 대한 도전이다. 개성 넘치는 가사와 플로우는 물론이고 블랙넛, YDG, 수란, 천재노창 등 기존의 틀을 거부하는 아티스트들과 협업과 더불어 예상치 못한 곡 전개는 신선하다. 강렬한 밴드사운드와 시원스러운 후렴의 조화는 요즘 말로 '사이다'이다. 'Time travel', 'I don't mind'에 이어 'Break'에서 그 절정을 이룬다. 이후 8번 트랙부터 정서가 반전된다. 시간에 대한 비관적인 태도를 보여주며 우울한 정서를 표현한다. 마치 해가 진 이후 오후 8시의 정서를 나타내는 듯하다. '젖고있어', 'Dali, Van, Picasso', 'We are going to'로 이어지는 구성은 감탄을 절로 자아낸다. 특히 단연 돋보이는 마지막 트랙은, 형식과 전위의 경계를 완벽하게 넘나들며 앨범을 대표한다. 힙합계의 '보헤미안 랩소디'가 탄생했다.

허나 그의 메시지는 지극히 개인적이다. 탁월한 실력을 바탕으로 금전적, 음악적 성공을 이룬 그만의 삶의 방식을 여행에 빗대어 온전히 담아내었으나 사회적 고민은 조금도 포함하고 있지 않다. 흡사 자기계발서 같다. 또한 'January', 'Imagine time'에서의 과한 변용은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잉과 야합에 찌든 최근 대중음악계에서, 삶을 솔직하게 승화시킨 예술적 음반이다. 서른을 맞이한 그는 여전히 즐거운 시간 위에 살고 있다, 입대를 제외하면.
izm 평론가 현민형 4.0/5.0

 

3. 트랙리스트 및 추천곡

Track 1. Time Travel ☆추천☆

과거의 자신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에요. 특히 마지막 벌스에서 박자를 쪼개며 랩하는 부분이 굉장해요.


Track 2. 토요일의 끝에서(feat. 블랙넛)

토요일 밤만 되면 생각나는 노래. 여름스러운 비트와 유쾌한 가사들이 기억에 남아요.


Track 3. I Don't Mind

개인적으로 숨은 명곡이라고 생각하는 트랙. 빈지노만의 독특한 사랑 표현 방식이 인상적이에요.


Track 4. Flexin

다시 보기 힘들 천재노창과 빈지노의 독특한 콜라보.


Track 5. January(feat. YDG) [title]

한국적인 장소와 소품으로 표현한 뮤직비디오도 정말 멋지고, YDG의 맛깔난 피쳐링은 말이 필요 없어요.


Track 6. Being Myself

흑인도 아니고 백인도 아니고 외계인도 아니고 이계인도 아닌. 진짜 유일한 나 자신을 찾아가는 빈지노의 여정.


Track 7. Break

2015년 10월 디지털 음원으로 발매되었던 곡. 사람들의 욕구를 솔직한 가사로 잘 풀어냈다고 생각해요. 여담으로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두 남자는 IAB Studio의 신동민과 김한준.


Track 8. Imagine Time(feat. 수란)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조금 슬픈 고찰.


Track 9. 젖고있어 ☆추천☆

비가 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 위로받아도 슬픈 기분을 "먹구름에게 우산을 씌워준다"라고 표현한 것이 일품.


Track 10. Dail, Van, Picasso

2013년 12월에 처음 발매되었던 싱글.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아름답게 풀어낸 곡. 20대 중반의 빈지노가 이런 노래를 만들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감탄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Track 11. We Are Going To ☆추천☆

이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에요. 눈을 감고 노래를 듣고 있으면 마치 내가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각 나라마다 비트가 바뀌는 것도 정말 좋았던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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