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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슬생입니다. 2주 정도 전에, <뮤지컬 아이다>를 세 번째로 보고 왔어요.

이번이 마지막 관람이에요.

이번 공연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구 인터파크홀)에서 2022년 5월 10일부터 8월 7일까지 진행됩니다.

 

 

8월 7일이 마지막 날이었으니, 저는 끝나기 하루 전에 관람했네요. 이번 <뮤지컬 아이다>가 가지는 의미는 다른 때보다 조금 특별한데, 그 이유는 더 이상 <뮤지컬 아이다>가 공연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정확하게는 지금 버전의 <뮤지컬 아이다>는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끝이 나고, 원작자인 디즈니 프로덕션에서 저작권을 회수한 뒤 리뉴얼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만들어진지 시간이 좀 지나서 지금 트렌드에 맞추어 수정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지금 아이다가 너무 좋아서 살짝 아쉽네요..)

이러한 이유들 때문인지 몰라도 저는 이번 회차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시놉시스나 넘버 등에 대한 정보들은 이전에 다루었으니, 오늘은 중복되지 않는 내용 위주로 포스팅을 작성해보도록 노력할게요.

 

일단 캐스팅부터. 2022년 8월 6일 14시 공연 캐스트입니다.

아이다 - 김수하 님

라다메스 - 김우형 님

암네리스 - 아이비 님

조세르 - 박시원 님

메렙 - 유승엽 님

파라오 - 김선동 님

아모나스로 - 오세준 님

 

오늘 제 자리는 1층 5열 우측이었어요. 마지막으로 봤던 자리가 3층이라 그런지 유독 더 가깝게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근데 음향은 3층이 더 나은 것 같네요.. 기분... 탓이겠죠? 표를 수령할 때 직원분에게 티켓봉투도 달라고 부탁드려서 하나 받았는데, 디자인이 참 예쁘네요 :)

 

무대 사진 촬영이 허용된 본 공연 이후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본 공연 전후로 무대에서는 호루스의 눈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집트와 관련된 소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 상징이 의미하는 바가 궁금해서 한 번 찾아봤습니다. 호루스의 눈은 고대 이집트의 신격화된 파라오의 왕권을 보호하는 상징이라고 합니다. 호루스의 눈은 건강과 총체적인 인식과 이해를 상징하는데, 오른쪽 눈은 라의 눈으로 태양을 상징하고 왼쪽 눈은 토트의 눈으로 달을 상징한다고 하네요. 파라오와 왕권을 지켜주는 상징 외에, 이집트 장례의식에서 미라가 착용하는 귀금속으로 사용되었으며, 근동지역에서는 뱃머리에 그려넣는 용도로도 쓰였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호루스의 눈에서 수학적인 지식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인데요.

 

호루스의 눈 전체를 1이라고 봤을 때 각각 눈썹 1/8, 눈 왼쪽 1/16, 눈동자 1/4, 눈 오른쪽으로 1/2, 곡선 꼬리 1/32, 눈물 1/64로 측정이 됩니다. 이 분수들을 모두 합쳤을 때는 63/64이 되고, 사라진 1/64 부분은 호루스의 눈을 치유해준 지식과 달의 신인 토트가 채워준다고 여겼다고 합니다. (혹은 아무것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로 사용된다고 여겨짐) 참 흥미로운 부분이지 않나요? 이제 본 공연 이야기로 넘어가보겠습니다.

 

배우 김수하[좌 : 아이다 프로필, 우 : 온라인 인터뷰](사진-신시컴퍼니)

사실 처음 아이다가 다시 공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김수하 배우님이 출연하신다고 해서 그냥 한 번 보러갔다가 흠뻑 빠져버렸어요. 처음 공연을 볼 때부터 수하 배우님의 아이다는 이미 완성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때보다 더 깊어진 감정 연기 더불어 새로운 해석들을 추가한 모습에 많이 감탄했어요. 다른 아이다들과 비교했을 때 수하 아이다의 노선은 나라와 백성을 향한 사랑이 유독 돋보이는 것 같아요. 특히 기억나는 부분은 Easy as life에서 고개 끄덕이는 것(원래는 전나영 배우의 디테일이었는데 수하 아이다도 하더라구요)과 Elaborate Lives 끝나고 라다메스에게 '사랑해요' 라고 말할 때.. 정말 좋았어요

 

배우 김우형(사진-신시컴퍼니)

김우형 배우의 라다메스는 이번에 처음으로 보게 되었는데, 역시 경력직이라 그런지 노련미가 돋보였어요. 특히 자기 관리를 정말 잘하셔서 그런지 실제 라다메스 캐릭터와 나이 차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런 부분이 안 느껴지는게 좋았어요. 하데스타운에서의 하데스와 에우리디케(아이다 역 김수하 배우)가 서로 사랑한다고 생각하니 잠깐 몰입이 깨질 뻔했는데, 두 분 모두 워낙 연기를 잘하셔서 그런 생각은 금방 잊혀졌어요. 소년미 넘치는 라다메스.

아이비 배우님도 마찬가지로 경력직이라 그런지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셨는데, 단독 콘서트 준비 때문인지 목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전체적으로 무난했어요. 박시원 배우님은 이번에도 그 이름처럼 시원시원하게 뻗는 발성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았고 이집트 엑소와도 너무 잘 어울렸습니다.

 

공연을 관람하기 전 한 커뮤니티에서 이 사진을 봤는데, 파라오 역의 김선동 배우님이 나오실 때마다 이게 생각나서 슬픈 장면에서도 계속 웃음이 나올 것 같아서 참느라 너무 힘들었어요..

 

아이다에 담긴 다양한 색의 의미(출처-인스타그램 짱하)

이전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제가 아이다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조명인데요. 일반적으로 뮤지컬에서 사용하지 않는, 훨씬 더 밝은 콘서트용 조명을 사용해서 강렬한 색채를 표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공연 내내 사용하는 다양한 조명의 색에 담긴 의미에 대해 흥미로운 해석이 있어서 가져와봤습니다.

출처 : 인스타그램 jjang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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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une Favors the Brave(사진-신시컴퍼니)

먼저 이집트를 의미하는 빨간색. 이집트와 관련된 장면에서는 빨간색 계열의 조명이 많이 등장했어요.

 

[좌] Another Pyramid / [우] Elaborate Lives (사진-신시컴퍼니)

그리고 배신을 나타내는 파란색 조명. 파라오를 배신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조세르가 등장할 때마다 파란 계열의 조명이 많이 사용되었어요. 라다메스와 아이다의 Elaborate Lives에서도 어두운 파란색 배경이 등장하는데, 극의 서술자인 암네리스 입장에서는 이 둘의 사랑이 본인을 향한 배신일테니.. 파란색 조명을 사용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상상.. 그냥 어두운 밤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겠죠)

 

Every Story Is a Love Story(사진-신시컴퍼니)

수미상관을 이루는 박물관 씬(=현실)에서는 초록색 계열의 조명이 사용되었습니다.

 

Dance of the Robe(사진-신시컴퍼니)

인물의 내면을 다루는 장면(A Step Too Far, Dance of the Robe 등)에서는 검정색 조명이 사용되었어요. 그 중 아이다의 내면을 다룬 Dance of the Robe에 대해서는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보도록 할게요. 위의 내용과 마찬가지로 짱하님이 해석하신 부분인데, 정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허락을 받고 가져왔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자세하게 볼 수 있습니다.)

 

Dance of the robe 해석(출처-인스타그램 짱하)

Dance of the robe의 많은 부분이 아이다의 심리상태를 나타내고 있는데, 그 근거로는

첫번째, 누비아인 백성들은 아이다를 '아이다'라고 부르지 않고 '공주님'이라고 부른다.

두번째, 수용소에서 살고 포로 및 노예생활을 하는 중인데 아이다를 향해 크게 소리치고 몸 바쳐서 춤을 출 기력이 남아있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번째, 아이다를 향해서 춤추고 아이다를 부르며 붙잡는 모습이 현실 같지 않은 느낌을 준다. 만약 그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심적인 부담감으로 사로잡힌 그림이 나올 것 같다. (마지막 사진 참고)

네번째, 누비아 백성들이 '아이다..!'라고 부르짖을 때 정신을 차리는 듯한 아이다의 모습, 그 다음으로 보여주는 누비아인들은 일반 '백성'처럼 보여진다는 것

 

Dance of the robe 해석(출처-인스타그램 짱하)

위에서 이야기한 해석으로 Dance of the robe를 보면, 내적인 부담감으로 인한 아이다의 심리 상태를 나타내는 듯한 연출이 느껴집니다. 누비아인들이 그녀에게 준 예복도, 누더기에서 '황금색' 즉 가장 좋은 부분만을 찾아 모으고 이를 이어붙여서 만든 듯한 모습인데, 아이다는 이 예복을 보며 더 큰 부담을 느꼈을 듯합니다.

 

Dance of the robe 해석(출처-인스타그램 짱하)

마지막으로 정리해보자면, 초반에 아이다가 노래부르는 부분은 그녀의 독백(내적 갈등)과 심리적인 부담을 나타내고, 누더기 예복은 그녀의 이러한 부담감이 심해지는 계기로 볼 수 있습니다. 누비아 백성들의 춤과 절규는 아이다가 느끼는 백성들의 고통과 그녀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는 것이고, 오른쪽 사진의 장면에서 내적 갈등의 정점에 이른 뒤에 결국 예복을 받으며 백성들의 기대에 부응하기로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뮤지컬 아이다>에 대한 마지막 후기 글을 작성해봤는데요. 이제 아이다를 정말 볼 수 없다니 너무 아쉽고 섭섭한 기분마저 드는 듯합니다. 빠른 시일내에 리메이크 된 아이다를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다음에 더 멋진 공연 소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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