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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노래는 넘버(number)라고 부른다?

우리는 뮤지컬 노래를 언급할 때 보통 '넘버' 혹은 '뮤지컬 넘버'라고 말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의 음악처럼 OST(Original Sound Track)라고 부르면 차라리 별 생각이 없을 법도 한데, 뮤지컬만 따로 넘버라고 하니까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노래를 OST이라고 따로 부르는 것처럼 그냥 뮤지컬의 노래를 넘버라고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시면 편할 것입니다. 물론 뮤지컬 넘버를 음악의 장르적으로 나타낼 때는 OST로 분류하게 됩니다. 음원사이트에서도 뮤지컬 노래가 OST로 분류된 것을 쉽게 볼 수 있고, 뮤지컬 넘버를 모은 CD 역시, OST CD라고 합니다. 다만, 그냥 뮤지컬 노래를 언급할 때는 보통 뮤지컬 넘버라고 칭하게 되는 것이죠.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OST 수록곡

그렇다면 뮤지컬에선 노래를 왜 넘버라고 말할까요? 사실, 정확히 언제부터 뮤지컬 곡을 넘버라고 부르게 된 것인지, 또 왜 그렇게 부르게 된 것인지 딱 정의해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뮤지컬이 처음 만들어져서 공연되기 시작한 시기부터, 뮤지컬 곡을 넘버라고 불러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이래서 넘버라고 부르지 않았을까'하는 추측으로는 몇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뮤지컬 노래를 넘버라고 하는 이유?

[1] 뮤지컬의 대본이나 노래는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수시로 바뀌고, 작품이 완성되고 공연을 연습하는 중에도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로는 실제로 공연을 하는 기간 중에도 바뀌기도 합니다.)

그런데 뮤지컬 곡의 제목을 보면 보통 대본과 가사에서 차용해서 정하는데, 내용이 바뀔 때마다 제목도 같이 달라져야 합니다. 그리고 노래가 아예 삭제되거나 다른 곡으로 바뀌는 경우가 자주 발생해서 노래의 제목을 먼저 정하면 매우 번거롭고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곡의 제목을 미리 정해서 부르는 대신 편의상 곡이 나오는 순서대로 숫자를 붙여 부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2] 뮤지컬의 백미 중 하나는 같은 선율을 반복해서 사용한 서로 다른 버전의 노래인 리프라이즈(Reprise)입니다. 보통 두 곡의 제목이 같기 때문에, 뒤에 나오는 리프라이즈된 곡의 제목 뒤에 "Reprise"를 붙여 구분하게 됩니다. 그런데 곡을 말할 때 제목으로 부르면, 제목이 같아서 1막에 나오는 버전인지 2막에 나오는 버전인지 헷갈릴 것입니다. 그래서 곡을 작품의 순서상 숫자로 부르면 이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 뮤지컬에서는 연극처럼 막이나 장과 같은 구분이 세분화되지 않아서 해당 장면의 노래로 장면을 구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순서대로 숫자를 붙여 부르면 공연을 연습할 때도 장면 구분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뮤지컬에서의 노래는 비록 그 곡 하나만으로 아름답더라도, 사실 그 자체로 온전한 것이라고 보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노래 하나하나가 서사의 중심이 되어 작품을 전개시키며 모든 곡들이 이어졌을 때, 비로소 하나의 완전한 스토리를 완성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뮤지컬 작품이 완성되기 전에는 곡마다 제목을 따로 붙여 부르기보다는 위 같은 몇 가지 이유로 제작 및 연습 과정의 편의상 넘버라고 부르게 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출처 - 뮤지컬 읽어주는 남자 [blog.naver.com/mmgo21/22147712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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