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 앨범 구성

 

보라색을 테마로 한 앨범 자켓 모습이에요. 각 곡에 대한 일러스트들이 아이유 머리 위에 있는 모습.

 

자켓에서 앨범을 빼내면 이런 모습이에요. 학교 졸업 앨범 같은 재질로 되어 있어요.

 

앨범을 펼치면 한 쪽에는 가사집과 화보가 담긴 북클릿.

 

한 쪽에는 CD가 있어요.

 

북클릿의 분량이 꽤 되는 편이에요. 쭉 감상해보도록 할게요.

 

새 신발

 

 

Zezé

 

 

스물셋

 

 

푸르던

 

 

Red Queen

 

 

무릎

 

 

안경

 

 

마음

 

 

Twenty three (Bonus track.)

 

북클릿 사진들 정말정말 마음에 들어요. 약간 날이 선듯한 이번 앨범의 이미지를 잘 살린 것 같아요.

 

Credit

 

이번 앨범은 아이유가 전곡 작사에 참여했어요. 이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있다 아래에서 이어가도록 할게요.

 

북클릿 마지막 장.

 

CHAT-SHIRE MAP

 

추가로 챗셔 지도가 동봉되어 있어요.

 

티저 때 공개되었던 일러스트 모습 그대로에요.

 

포스터

 

초도 한정으로 포스터를 줬어요.

 

2. 앨범 정보

 

"한 떨기 스물셋 아이유의 사소한 현재

그리고 당신의 지금"

 

 

2015년 10월 23일에 발매된 아이유의 미니 4집.

아이유가 프로듀싱을 맡은 첫 앨범이자,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전곡 작사에 참여. 작곡도 이종훈 작곡가 등과 함께 공동으로 작업했어요.

저번에 '금요일에 만나요' 이후로 아이유가 완전히 아티스트의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했었죠. 그러한 행보가 아주 대표적으로 나타난 앨범이에요.

스물 셋의 아이유에게 일어나고 보이는 일과 사람들에게 느낀 생각들을 소설 속 캐릭터에 대입해 표현했는데, 전체적으로 다소 날이 선 앨범의 분위기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기도 했어요. 그래도 언제나처럼 좋은 음원 성적을 거뒀죠. 11월에 예정된 전국 투어에 집중하느라 방송 활동은 따로 하지 않았어요.

이런저런 논란과 이야깃거리들도 많았지만, 아이유의 최고 명반을 꼽으라고 할 때 모던타임즈, 팔레트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되는 앨범이기도 해요.

 

2.1 평가

 

뒤죽박죽이기에 더욱 찬란한 나이, 스물셋​

작품의 전권을 아티스트에게 넘겼다는 사실은, 지금은 뭘 해도 되는 시기임을 인정함과 동시에 음악적 재능에 대한 믿음 또한 굳건해졌음을 반증한다. 그렇게 부여받은 프로듀서의 권한을 그녀는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는다. 대규모 스케일로 대변되는 히트곡 공식 대신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비교적 소소하게 꾸민 방 안에 세를 놓은 자신의 솔직한 감정이다. 주로 디렉터가 만든 큰 틀에서 '연기'를 해왔던 이제까지와는 조금 다른 결의 결과물인 탓에, '전작보다 좋은가?'와 같은 단순 비교는 사실상 무의미해진다.

노랫말들이 담고 있는 심상은 여느 두꺼운 수필집마냥 풍부하고, 그 또한 순식간에 번져나가길 원하는 강렬한 감정들이다. 방송활동 대신 콘서트 중심의 프로모션을 선택한 것은, 이러한 프라이빗한 속성으로 하여금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듣거나, 자신만의 공간에서 들려주기에 적합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직접 써내려간 이야기들엔, 이십대 초반의 그 자신이 가감 없이 담겨있다. 그 속엔 일관성도 없고, 때론 모순이 드러나기도 한다. 누군가에 대한 원망도 있으며 반대로 다신 만날 수 없는 이에 대한 그리움도 있다. 그렇게 퍼즐 조각처럼 흩어져 있는 트랙들을 하나 둘 따라가다 보면, 종잡을 수 없는 아이유라는 생각지도의 완성을 목격하게 되는 것이다.

첫번째 주자로서 길잡이 역할을 자처하는 필리 소울 스타일의 '새 신발', 사랑하는 이를 <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의 제제에 비유해 표현한 둔탁한 비트의 'Zeze'부터 이것은 자신의 이야기임을 명확히 암시한다. 이어 여러 음색의 다채로운 활용이 돋보이는 타이틀 '스물셋'은 인간 아이유와 연예인 아이유 사이에 생겨나는 혼란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이전부터 < Modern Times >(2013)의 '누구나 비밀은 있다'와 해당 곡에도 참여한 바 있는 가인의 '진실 혹은 대담'을 통해 슬쩍 내비쳐왔던 이슈이기도 하다.

'모두가 아는 그 여자'를 모티브로 한 'Red queen'과 '안경'에서도 이 기조는 이어진다. 판단하는 자와 판단 당하는 자,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자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자는 레트로 풍의 리드미컬한 사운드, 후자는 보컬이 주는 무심함과 시니컬함의 대비를 통해 주제의 무거움을 상쇄시킨다. 여기에 'Rain drop'처럼 비오는 거리가 연상되는 풋풋한 사랑의 노래 '푸르던'과 가장 에두름 없이 그리움을 써내려간 '무릎', 그리고 두 개의 보너스 트랙까지. 자신의 무기라고 할 만한 어쿠스틱 트랙들이 더해지며 스물 세 걸음이면 모두 돌아볼 수 있는 마을의 유랑기가 완성된다. 자신의 의지를 담아 야무지게 꾹꾹 걸어낸 한걸음 한걸음이기에, 가창자의 흔적이 여느 때보다도 짙게 남아있다.

사실 음악만으로 보자면, 블록버스터를 지향했던 정규작에 비해 심심한 것이 사실이다. 전체적으로 단출하면서도 담백한 사운드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자작곡이 늘어나며 감지되는 송라이팅 능력의 한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빈 부분을 메우는 것이 바로 가사다. 음악에 있어 노랫말의 비중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그는 적확한 언어로 자아를 작품에 투영해 내며 음악을 듣는 이들의 공감을 획득하는데 성공한다.

그녀의 프로듀싱에 주목하게 되는 것은, 그만의 감성을 사람들이 알아들을 있도록 풀어낼 줄 아는 이야기꾼이며, 동시에 그것을 적합한 선율에 태워 퍼뜨리는 능력 또한 탁월함을 이 앨범을 통해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트렌드에 맞춘 소모적 작업이 아닌, 사진을 찍듯 지금의 자아를 새겨둔 작업. 그렇기에 더 긴 생명력을 갖게 될 곡들. 전작의 평가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다른 갈래의 수준급 작품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서 생겨난다.

생각해 보면 스물셋은 자기 자신을 알기엔 턱없이 부족한 나이다. 더군다나 항상 카메라 앞에서 자신을 연기해야 하는 이들은 오죽할까. 세간의 비난을 일축하는 '어느 쪽이 진짜게'라는 질문은, 즉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과도 같다. 나도 나를 모르는데 타인이 판단하는 내 모습은 얼마나 무의미한가. 어차피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것이, 아니 한 시간 전 다르고 한 시간 후 다른 것이 지금의 나인데. 이처럼 순간순간 파도처럼 밀려왔다 쓸려가는 수많은 생각들을 꼼꼼히 기록한 이 자기고백은 이전의 디스코그래피와 또 다른 의미 있는 흐름을 개척해 나간다. 아마 시간이 지나 그의 노래가 듣고 싶을 때보다는 그의 이십대 초반은 어땠는지 궁금할 때 다시금 꺼내 들을 앨범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알게 되겠지. 이지은이라는 아이의 스물셋은, 이토록 뒤죽박죽하기에 더욱 찬란했노라고.

izm 평론가 황선업 3.5/5.0

 

3. 트랙리스트 및 추천곡

Track 1. 새 신발 ☆추천☆

낡은 신발을 벗고 은 구두에 발을 집어 넣었습니다. 제 신발이기라도 한 듯 꼭 맞았습니다.​: CHAT-SHIRE 탐방을 재촉하는 길잡이 역할의 트랙. 오랜만의 앨범인 만큼 기다려준 팬들에게, 가장 아이유다운 익숙한 스트링과 목소리로 안부를 물음과 동시에 바쁘게 새로운 데이트가 시작된다. 70년대 'Motown'풍의 빈티지한 사운드의 미디엄 템포의 곡이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가 신은 마녀의 신발을 소재로 만든 곡이에요. 산뜻하게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첫 트랙. 아이유 앨범의 첫 트랙은 정말 좋은 노래들 뿐이죠..

 

"안녕 오래 기다렸니"

 

챗셔 - 새신발, 팔레트 - 이지금, 러브포엠 - 언럭키

이렇게 두고 보니 정말... 말이 필요없는 라인업이네요.


Track 2. Zeze

"나무는 몸 전체로 얘기해. 잎으로도 얘기하고, 가지와 뿌리로도 얘기한단다. 들어볼래? 그럼 네 귀를 내 몸에 대어 봐. 내 가슴이 뛰는 소릴 들을 수 있을 거야."

: 매력적이지만 곤란하며, 막막하지만 사랑스러운 누군가를 기다리며 부르는 일종의 사랑노래. 기존 아이유 음악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Lo-Fi한 비트의 힙합사운드가 도드라지는 곡이다.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주인공 제제와 나무 밍기뉴를 소재로 쓰여진 곡이에요. '대상의 이중성에서 느낀 묘한 매력'이라는 흔치 않은 주제를 노래한 곡.


Track 3. 스물셋(Title) ☆추천☆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가르쳐 줄래?"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가에 달렸지."

고양이가 말했다.

​: 이 곡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체셔 고양이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앨범명에서도 연상이 되는 '체셔'는 이번 앨범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담고 있다. 여러 개의 보기가 있고 그 중 오답은 없다. 무엇을 골라도 답이며 그저 당신이 뭘 믿고 싶은지에 달렸다. 펑키한 비트와 디스코적인 사운드가 가볍고 재미있으면서도 정신 없는 가사와 어우러져 어딘가 약 오르는 곡.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채셔 고양이를 모티브로 하는 곡이에요. 이 모티브는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해요.

스물 셋 아이유의 현재 심정을 잘 나타내는 곡이에요.


Track 4. 푸르던

"참 그날 재미있었다. ......근데 그날 어디서 이런 물이 들었는지 잘 지지 않는다."

: 종잇결 같은 마음에 물기가 차고, 시야가 좁아지고, 좋아하지 않던 계절을 단숨에 사랑하게 만든 그 날. 아름다웠던 것을 추억하는 일은 그저 좋은가, 그저 슬픈가. 첫사랑의 추억으로 가득했던 그 어느 날의 여름 밤을 상상하게 만드는 어쿠스틱한 사운드의 곡.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의 한 장면을 소대로 만든 곡이에요. 눈을 감으면 그 장면이 떠오를 것 같이 생생한 가사가 일품이에요.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박명수에게 제안했던 노래 중 하나에요. 박명수가 안 어울린다고 퇴짜를 놓아서 이렇게 앨범에 실리게 되었는데, 정말 다행이에요...


Track 5. Red Queen(Feat. Zion.T)

"그 여자도 너처럼 꼴사납게 생기긴 했어. 너보다 더 빨갛고 꽃잎은 더 짧아"

장미가 말했다. "가시가 많은 종류야."

: 모두에게 공격을 받는 사람이 지은 경계심 없는 미소에 묘한 기분이 들었던 적이 있지 않는가? 공격 받아 마땅할 악역에게서 선한 부분을 발견하는 것은 불편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모두의 선입견에 질문을 던지는 곡. 곡의 주인공인 '그 여자'는 당신이 이 곡을 듣자마자 첫 번째로 떠올린 그 사람의 이야기이고, 또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자와 화자와 청자 세 사람 중 누가 가장 나쁠까? 60년대 버블검팝의 비트와 사운드, 곡 중간 보사노바의 코드진행 등 완전히 다른 두 장르가 혼합된 레트로풍의 업템포 트랙.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붉은 여왕 소재로 만든 곡. 설리가 그렸던 그림에 영감을 받아 작사했다고 해요. 가사에서 이야기 하는 '그 여자'가 누구인지는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하네요.

이 곡에서 던진 질문은 이후 나올 미니 5집 'Unlucky'의 가사와 연결되어 있어요.

 

그 여자의 붉은 머리
그보다 붉어 생채기 난 어디
눈에 가늘게 선 핏발이
누가 그 이유를 물어 주려나
저기 왜 화를 내나요
저기요 왜 악을 쓰나요
(굵은 글씨로 되어 있는 부분)

 

2019 러브포엠 콘서트에서는 자이언티의 랩 파트 가사를 개사해서 직접 불렀어요. 개사한 가사는 아래와 같아요.

 


Track 6. 무릎 ☆추천☆

그녀가 공기처럼 가벼운 손길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태어나는 건 언제나 어려운 법이에요. 당신도 알고 있죠? 새가 알껍데기 속에서 밖으로 나오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걸요"

: 의심은 사람을 잠들지 못 하게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곡. 의심이란 누군가 나에게 품는 의심일 수도 있고, 어쩌면 내가 나에게 품는 의심일 수도, 내가 세상에게, 혹은 찜찜하게 흘려버린 오늘 하루에게 갖는 의심일 수도 있다. 커다란 어른의 손에 어딘가로 옮겨지는 줄도 모르고 꿈도 없는 깊은 잠을 자던 어린 시절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자라고 자랄수록 조그만 기척에도 잠을 설치고 점점 더 많은 것을 경계하게 되는 것이 문득 슬퍼지는 밤에 나지막이 부르는 피아노 선율의 곡이다.

 

아이유의 자작곡. 콘서트에서 이 곡을 부를 때마다 언급하길, 긴 시간이 지나 본인이 사람들에게서 잊혀져 갈 때쯤 '마음'과 '무릎'이 자신의 대표곡으로 남았으면 한다라고 이야기 할 만큼 소중히 아끼는 곡이에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소재로 만든 곡이고, 원래는 노래를 만들기 위해서 쓴 가사가 아니라고 해요. 불면증에 관련된 가사이고, 잠을 못 잘 때마다 어릴 적 할머니께서 그렇게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쓴 곡이라고 하네요.


Track 7. 안경

"모두 당신을 바보라고 합니다."
"신경 쓰지 마시오. 걱정할 일이 아니니."

: 이번 앨범은 물음표들로 이루어진 앨범이다. 아이유의 23살은 무엇 하나 확신하고 단정 지을 수 없이 사소하고 혼란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침표는 필요하기에 이 곡을 마지막 트랙에 넣었다. 안경을 쓰지 않겠다는 다짐이 꼭 순수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의 여유와 유머를 가지고, 적당히 밑지며 적당히 받아치며 하루하루 사는 것. 당장은 그것이 23살 아이유의 지금이 느끼는 가장 싫지 않은 어른의 모습이다. 무기력하게 들리는 기타 반주에 반도네온과 어쩌면 기괴스러운 코러스들이 재미있는 곡이다.

 

톨스토이의 소설 바보 이반을 소재로 만든 곡이에요. 콘서트에서 밝히기를, 아이유 어머니가 라식수술을 하고 나면 세상이 잘 보여서 좋을 줄 알았는데 "모든 게 선명히 보이니 오히려 좋지 않기도 하다"는 말을 듣고 느낀 바를 담아 쓰게 되었다고 해요.


Track 8. 마음(Bouns Track.) ☆추천☆

"마음은 그 중에서 불순물들을 다 걸러내고 가장 좋은 것만 뜰채에 떠서 만든 곡이에요."

- 아이유 -

 

아이유의 자작곡이에요. 무릎과 함께 가장 아끼는 곡 중 하나. 콘서트를 하면 팬들과 함께 이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 항상 있어요. 아이유 본인도 콘서트에서 팬들이 부르는 마음을 듣고 함께 부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언급한 적 있어요.


Track 9. Twenty three(Bonus Track.)

2015년 5월, 드라마 <프로듀사>에서 작중 '신디'란 예명으로 부른 노래에요. CD에만 수록되어 있는 곡. 위 영상은 7주년 팬미팅에서 깜짝 공개한 무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