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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슬생입니다. 이번에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관람하고 왔어요.

저번 하데스타운 후기와 마찬가지로, 오늘 포스팅은 부산 여행기를 곁들일 예정이라 글이 조오금.. 길어질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1일차

 

김포 공항에서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어요.

 

부산역 도착! 처음으로 향한 곳은 초량동 이바구길이에요.

 

 

길을 따라가다 보면 부산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장소들을 하나 둘씩 지나가게 된다고 하네요.

 

저는 신경 안쓰고 그냥 발걸음 닫는 대로 걸었어요.

평일 오전이고 이 날 비가 조금 와서 그런지

사람도 별로 없고 조용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가는 길에 재밌어서 찍어본 현수막

마, 함 해보입시더!

 

옛날 문구점도 아직 있더라구요,,,

 

 

중간에 있던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했어요.

추억의 도시락. 가격은 육천원.

시래기 된장국이 참 맛있더군요.

 

계속해서 완만한 오르막 길을 걷던 도중 발견한 엄청난 계단

원래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갈 수 있는데 지금은 공사 중이라고 하네요

오히려 운동해서 좋아 (+ 계단 중간에 있는 저 집들 너무 귀엽지 않나요)

 

계단 올라가다 봤던 벽화

별을 찾는 아이

 

 

 

다 올라오자마자 너무 힘들어서 바로 옆에 있던 카페로 들어갔어요.

커피 한 잔 시키고 풍경을 내려다보며 오랫동안 멍을 때렸습니다

 

다시 나와서 걷다가 찍은 사진들.

뭔가 느낌 있지 않나요

아니라면,,, 죄송합니다

 

다음으로는 전포 카페거리로 향했어요

원래는 자동차 관련 공구들과 기계 부품을 파는 가게들이 몰려있어 '공구골목'이라고 불렸는데,

주변이 서서히 변화하고 개발되면서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고 하네요

그 빈 자리에 디저트와 커피를 사랑하는 수많은 바리스타들이 다양한 가게를 오픈해

카페들과 전자상가가 한 곳에 공존하는 미묘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분위기 좋아보이는 카페가 있어서 들어가봤어요

 

 

카라멜 와플과 시그니처 커피.

둘 다 맛있었고 사장님도 친절하셔서 좋았습니당

3층에는 루프탑도 있다고 하는데 더워서 안 올라가봤어요

 

뒤늦게 시험 공부 하는 척,,,

하지만 시험 이틀 전에 부산으로 여행을 오는 게 문제 아닐까?

 

시간이 많이 남아서 주변을 돌며 가게들을 구경하다가

한 소품샵에서 너무 귀여운 키링들을 발견했어요

저는 고양이를 정말 좋아해서 사진에 표시한

하얀 고양이 키링을 하나 사고 대학교 친구들 선물로 몇 개 더 담아봤어요

 

시간이 거의 다 되서 공연장으로 향했어요

 

 

이번 공연은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3월 25일부터 6월 18일까지 진행되고 있어요.

 

2023년 4월 19일 오후 7시 반 공연 캐스팅입니다.

오페라의 유령 - 조승우

크리스틴 - 송은혜

라울 - 황건하

무슈 앙드레 - 윤영석 님

무슈 피르맹 - 이상준 님

마담 지리 - 김아선 님

칼롯타 - 한보라 님

피앙지 - 박회림 님

맥 지리 - 조하린 님

공연시간은 총 150분이고, 인터미션은 20분.

 

1층(왼쪽), 2층(오른쪽) 포토존

포토존 모습.

 

프로그램 북도 판매하고 있어요.

배우들 프로필 제외하고는 저번 프로그램 북이랑 내용이 거의 유사하네요.

가격은 만 이천원.

 

그 외 MD는 위 사진을 참고해주세요.

전체적으로 굉장히 잘 뽑은 것 같아요.

하지만 이번 달에는 지출을 많이 했기 때문에 패스

 

제 자리는 2층 9열 중간이었어요. 무대를 깊이 쓰는 편이라 시야는 약간 거리감 있게 느껴졌지만 가성비 자리치고는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전체적인 공연을 관람하기 좋은 자리고, 배우들 표정까지 보려면 오페라글라스는 필수로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음향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위가 막혀있다보니 먹먹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드림씨어터 소리 자체가 원래 나쁘지 않은 편인 것 같아요.

아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시놉시스.

 

다음으로 넘버.

 

1막

 

1. A Rehearsal for Hannibal / Think of Me (Introduction) - 칼롯타, 피앙지, 합창단, 발레단, 앙드레

2. Think of Me - 크리스틴, 라울

3. Angel of Music - 멕, 크리스틴

4. Little Lotte... / The Mirror... (Angel of Music) - 라울, 크리스틴, 팬텀

5. The Phantom of the Opera - 크리스틴, 팬텀

6. The Music of the Night - 팬텀

7. I Remember... / Stranger Than You Dreamt It... - 크리스틴, 팬텀

8. Magical Lasso - 뷔케, 멕, 지리 부인, 발레단

9. Notes... - 피르맹, 앙드레, 라울, 칼롯타, 피앙지, 지리 부인, 멕, 팬텀

10. Prima Donna - 피르맹, 앙드레, 라울, 칼롯타, 피앙지, 지리 부인, 멕, 팬텀

11. Poor Fool, He Makes Me Laugh - 칼롯타, 피앙지, 앙상블

12. Why Have You Brought Me Here? / Raoul, I`ve Been There - 라울, 크리스틴

13. All I Ask of You - 라울, 크리스틴

14. All I Ask of You (Reprise) - 라울, 크리스틴, 팬텀

 

 

2막

 

15. Entr'acte

16. Masquerade / Why So Silent? - 앙상블, 크리스틴, 라울, 팬텀

17. Notes... - 피르맹, 앙드레, 칼롯타, 피앙지, 라울, 크리스틴, 지리 부인, 팬텀

18. We Have All Been Blind / Twisted Every Way - 라울, 피르맹, 앙드레, 크리스틴

19. A Rehearsal for Don Juan Triumphant - 칼롯타, 피앙지, 크리스틴, 합창단

20. Wishing You Were Somehow Here Again - 크리스틴

21. Wandering Child... / Bravo, Monsieur...! - 팬텀, 크리스틴, 라울

22. Music from Don Juan Triumphant - 피앙지, 칼롯타, 크리스틴, 앙상블

23. The Point of No Return - 팬텀, 크리스틴

24. Down Once More... / Track Down This Murderer... - 팬텀, 크리스틴, 라울, 앙상블

25. The Point of No Return (Reprise) - 팬텀, 크리스틴, 라울

26. Finale

 

 

하이라이트 영상

 

▲ 부산 한국어 초연 Opening Night 영상

 

▲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공연 중 'The Phamtom of The Opera'

[팬텀 : 라민 카림루, 크리스틴 : 시에라 보게스]

 

 

개인적인 후기

 

어쩌다 보니 공연을 보러 부산까지 또 다녀오게 되었네요. 오페라의 유령은 제게 뮤지컬이란 세상에 눈을 뜨게 해준 입문작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소식이 들려오면 자연스럽게 다른 작품들보다 살짝 더 눈이 먼저 가는 듯합니다. 중학교 음악실에서 수업 시간에 처음 봤던 25주년 공연의 라민 카림루와 시에라 보게스의 모습은 아직도 너무나도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그 때부터 열심히 인터넷에서 영상을 찾아보고 조금씩 공연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공연 중 팬텀(라민 카림루)과 크리스틴(시에라 보게스)

시간이 지나도 이 둘은 제 마음 속의 영원한 팬텀과 크리스틴일 것 같네요. 이들이 줬던 감동은 어떤 배우로도 채울 수 없지만, 이렇게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작품을 뛰어난 한국 배우들이 연기하다는 자체만으로도 이 공연을 볼 이유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이제 이번 공연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요?

 

2023 오페라의 유령 부산 초연 팬텀 역의 배우 조승우 / 사진 설앤컴퍼니

먼저 배우 분들. 첫 번째로 조승우 배우는 워낙 이름이 많이 알려지기도 했고, 실력도 출중해서 한국 남자 뮤지컬 배우 중에서는 현재 최고의 자리에 올라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이런 조승우 배우도 이번 공연에서 큰 난관에 부딪혔다고 하네요. 드레스 리허설 전까지 목소리가 안 나왔다고 합니다. 공연 전에 급성 부비동염, 축농증, 비염, 감기가 갑자기 차례로 오면서 거의 아무것도 못했다고 하네요. 중도하차를 해야 할 지 고민도 많이 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첫공 전에 기적적으로 목소리가 돌아와서 무사히 공연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아직 100% 회복 된 것 같진 않습니다. 그래도 조승우 배우의 노래와 연기는 너무 좋았고, 특히 팬텀의 열등감과 좌절, 사랑이라는 마음 속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깊게 다가왔습니다. 서울 공연에서 더 회복된 모습으로 한 번 더 보고 싶네요.

 

두 번째는 송은혜 배우입니다. 사실 이번 공연은 송은혜 배우를 보러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송은혜 배우는 원래 팝페라 가수로 뮤지컬 주연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예전에 엘리자벳 앙상블을 한 적이 있다고 하네요. 저는 유튜브를 통해서 송은혜 배우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구독자가 몇백 명일 때부터 뛰어난 노래 실력과 청아한 음색에 반해 계속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너목보 8에 출연해서 브래들 리틀과 'The Phamtom of the Opera'를 부르면서 점차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더니, 결국 2023년. 그녀는 정말로 크리스틴 다예가 되었습니다! 나만 알고 있던 가수가 이렇게 점점 큰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더 정이 가는 것 같고요.. 본업이 팝페라 가수라 연기에서 어느 정도 부족한 점이 있어도 감안하고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공연장으로 향했는데, 그런 걱정도 기우였습니다. 연기까지 정말 잘해서 놀랐어요. 단단하고 강한 크리스틴의 느낌. 앞으로 뮤지컬 무대에도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라울 역의 배우 황건하(왼쪽), 맥 지리 역의 배우 조하린(오른쪽) / 사진 설앤컴퍼니

라울 역을 맡은 황건하 배우의 연기 노선도 좋았고, 시카고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봤었던 조하린 배우도 맥 지리 역으로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앙상블 배우들도 참 멋졌어요. 마스커레이드나 다 같이 추는 발레 장면은 언제나 눈을 떼지 못하고 보는 것 같아요.

 

오페라의 유령 무대 모습 / 사진 설앤컴퍼니

무대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먼저 무대 장치들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무대 테두리의 황금색 천사 동상들이나 샹들리에는 고급스럽고 웅장한 느낌까지 줬습니다. 개인적으로 2019년 내한 공연 때보다 무대가 더 차보이는 느낌이라 좋았어요,,, 프리뷰 기간 때 무대 테두리를 감싼 천이 잘 안풀렸던 문제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오늘 회차에서는 그런 부분은 안 보였어요. 이번 무대 장치나 의상들은 오리지널 공연에 가까운 모습으로 만드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특히 팬텀의 가면 같은 경우에는 각 배우들의 얼굴을 3D 스캐닝해서 개인 맞춤으로 제작했다고 해서 참 신기했어요.

 

최근 '오페라의 유령' 브로드웨이 공연이 35년 만에 막을 내렸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떨어져 내린 결정이라고 하네요. 가장 많이, 오랫동안 공연된 뮤지컬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도 시간이 많이 지나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결국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었지만, 제 마음 한 켠에는 언제나 이 작품이 남아있을 것 같아요.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단순한 공연의 의미를 넘어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으니까요,,, (아직 한국에서는 볼 수 있으니 지금 많이 보러가세요)

이렇게 재미있게 공연을 관람했고,

다시 여행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조금 늦은 저녁 식사를 하러 갔어요

바로 그 유명하다는 수변최고돼지국밥!

 

저번에 낮에 갔을 때는 웨이팅이 너무 길어서 그냥 지나쳤는데,

오늘은 11시 넘어서 가서 그런지 안 기다리고 먹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래도 사람이 꽤 많던,,,

 

섞어국밥과 맛보기 순대 그리고 소주 한 병을 시켜서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지금까지 먹어봤던 국밥 중에 최고

 

식사를 마치고 숙소를 가는 길까지 광안리 해안을 따라가면서 천천히 산책을 했어요

 

밤 바다는 언제봐도 참 예쁘죠

저는 산보다 바다가 훨씬 좋은 것 같아요

꽤나 낭만있던 산책을 마지막으로 1일차 일정은 끝!

 

2일차

 

해장하려고 오랜만에 먹어본 꼬꼬면

그리고 초코 롤의 알 수 없는 조합

빵에서 나온 쿼카 스티커 너무 귀엽죠

 

광안리를 떠나기 전에 사진 몇 장 남겨봤어요

 

꼭 집에 가는 날은 날씨가 좋더라구요

이 날 엄청 더웠어요

 

숙소 안녕

 

 

2일차에는 저녁에 친구랑 만나서 밥을 먹기로 했어요

그래서 마지막 일정으로 흰여울 문화마을로 향했습니다

 

제 대학교 멘토님이 추천해주신 곳인데

부산에서 가봤던 여행지 중에 가장 좋았어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________^ (꾸벅)

 

참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탁 트인 바다를 보니 마음이 참 시원해지는 느낌

날씨는 많이 더웠지만,,

 

이 곳은 영화 변호인을 촬영했던 장소이기도 하더라구요.

담벼락 바로 뒤에 카페가 있는데 풍경이 참 좋아서 잠시 들러 쉬고왔어요.

 

하릴없이 걷고 또 걸었어요

 

중간에 만난 너무 귀여운 고양이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끝내주게 낮잠을 자고 있었어요

 

흰여울 문화마을에는 소품샵들도 참 많았는데,

그 중 고양이를 테마로 한 곳도 있었어요.

 

진짜 다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잘 참아냈습니다

 

이렇게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

친구와 만나서 저녁을 먹었어요

 

 

돈가스 집인데 괜찮았어요

생각해보니 사진을 하나도 안찍었네,,

이 때부터 몸살기가 슬슬 올라오기 시작해서 정신이 없었나봐요

 

친구와 헤어진 뒤 돌아오는 비행기를 탔어요

안녕 부산,,,

뭔가 얼렁뚱땅 끝맺는 기분이지만

이렇게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후기 겸 부산 여행기를 마치도록 할게요.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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