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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슬생입니다. 이번에는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관람하고 왔어요.
이번 공연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1월 18일부터 3월 26일까지 진행되고 있어요.
2023년 2월 17일 오후 7시 반 공연 캐스팅입니다.
윌 셰익스피어 - 김성철 님
비올라 드 레셉스 - 김유정 님
페니맨 - 송영규 님
헨슬로 - 오용 님
웨섹스 경 - 이호영 님
키트 말로우 - 박정원 님
공연시간은 총 160분이고, 인터미션은 15분.
포토존 모습. 셰익스피어의 책상이 배경이네요.
프로그램 북 가격은 만원. 표지 디자인이 심플하고 예쁜 것 같아요.
제 자리는 2층 B블록 8열 중간이었어요. 극장 단차가 좋아서 시야는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무대를 조금 깊게 쓰는 경향이 있어 배우들 표정을 자세하게 볼 때는 오페라글라스가 필요해요. 음향도 괜찮았어요.
아래는 셰익스피어 인 러브 시놉시스.
“사랑만이 당신의 천재성을 되살릴 수 있어요”
열정을 잃은 천재 작가 셰익스피어와 그의 뮤즈가 된 여인 이들이 무대에서 써나가는 가슴 설레는 러브레터
1593년 런던, 연극의 대본을 쓰는 가난한 작가 셰익스피어는
‘로미오와 에델, 해적의 딸’이라는 새로운 작품을 쓰고 있다.
그러던 중 연극 오디션에서 토마스 켄트라는 이름으로 남장을 한 부자 상인의 딸,
비올라 드 레셉스를 만나게 되고 그녀(그)를 극단에 캐스팅한다.
연회장에서 본래의 모습을 한 비올라를 우연히 만난 셰익스피어는 한눈에 반하지만
비올라는 이미 가난한 귀족 웨섹스와 정혼한 사이.
그러나 극단에 들어온 토마스 켄트가 비올라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두 사람 사이는 가까워지고 비밀리에 사랑이 싹튼다.
비올라와의 사랑을 통해 영감을 받으면서
셰익스피어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한편, 로즈 극장에서는 배우들 가운데 당시에는 엄하게 금지된 여자배우가 있다는 제보가 당국에 들어가 비올라의 신분이 들통나고 극장이 폐쇄되는데… 과연 이들의 사랑과 ‘로미오와 줄리엣’의 운명은?
하이라이트 영상
개인적인 짧은 후기
1998년 기네스 펠트로가 출연했었던 동명의 원작 영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인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영국 역사상, 아니 인류 역사상 최고의 극작가로 꼽히는 셰익스피어는 엘리자베스 1세가 '영국은 내주어도 셰익스피어는 줄 수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문학계에 큰 영향을 끼친 거장입니다. 셰익스피어는 그 존재 자체가 가짜라거나 혹은 여러 명일 것이다. 아니면 배후에 비밀스러운 단체가 존재했을 것이다라는 소문이 계속 있어왔는데, 그 이유는 첫번째로는 그의 행적에 대한 명확한 기록이나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는 그의 작품성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문은 4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풀리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이 작품 또한 셰익스피어의 개인적인 인생사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서 재창조하여 만든 연극입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빌리 엘리어트와 로켓맨을 쓴 영국의 작가 리 홀이 그 역할을 맡았습니다. 만약 '셰익스피어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실제 주인공이라면?' 이라는 가정에서 이 연극은 시작됩니다.
전체적으로 제가 느꼈던 점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자면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마치 16세기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드는 듯합니다. 당대의 시대상과 현실을 잘 투영해냈고, 런던 극장가의 모습을 정말 실감나게 잘 그려냈습니다. 특히 공연 속에 숨어있는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한데, 대사나 여러 극적 연출에서 베니스의 상인이나 십이야,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에서 차용한 부분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재창조된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제가 얼마 전에 관람했던 레너드 번스타인과 스티븐 손드하임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미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면 이건 가장 현대적으로 다시 태어난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로미오와 줄리엣의 많은 상징적인 장면들이 극중극의 형태로 무대에서 그대로 펼쳐지며, 이 부분이 굉장히 좋았던 포인트 중 하나였습니다.
또한 조금 지루해질 수도 있는 부분에서는 재치와 유머로 유쾌함을 더해 어느 한 부분이 과해지는 걸 잘 덜어낸 듯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더 좋아하는 제게는 노래가 없는 연극의 매력이 더 적게 다가올 법도 한데, 16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몰입해서 공연을 봤던 것 같아요.
추가적으로 좋았던 점은 마치 턴테이블처럼 돌아갔던 무대. 여러 높이로 떠올랐다 가라앉았다 하고 이리저리 돌기도 하면서 활용되는 무대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하게 보이지만 구도에 따라 다양한 배경을 연출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어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배우 분들 중에는 누구보다 비올라 드 레셉스 역의 김유정 님이 가장 인상 깊었는데, 비올라라는 인물은 스스로 남장을 하고 여성에게 금지된 배우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주체적인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이 연극에서 비중있는 거의 유일한 여성 등장인물이기도 하고요. 좋았던 이유는 설득이 되서. 깊은 감정선과 연기가 제 마음이 '이 인물을 납득할 수 밖에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서. 그리고 셰익스피어가 첫 눈에 반한 게 바로 이해가는 비주얼... 눈물 흘릴 때 눈에서 보석이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배우님 너무 아름다우십니다.. 성철 씨는 돈 내고 연극하세요 하하하ㅏ
올해가 데뷔 20주년이라고 들었는데, 어린 나이임에도 정말 내공이 장난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첫 연극 도전임에도 부족한 부분이 전혀 안 보였던 것 같아요. 앞으로 무대에서 자주봤으면 좋겠어요 정말
다시 아까의 이야기로 돌아와보자면, 이미 로미오와 줄리엣은 진부할 정도로 많은 사랑 이야기의 교과서 같은 존재가 되었지만 현재에도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살아있는 모습을 보면,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힘이 그만큼 엄청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또한 중세 시대의 연극에서 일반적으로 등장했던 단편적인 인물에서 벗어나, 셰익스피어는 현실보다도 사실적이고 너무나도 입체적인 인물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많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연에서 제가 가장 좋았던 대사를 인용하면서 오늘 포스팅 마칠게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의 마음은 바다처럼 경계가 없고 나의 사랑은 바다만큼 깊어서
당신에게 주면 줄수록 나는 더 많이 갖게 됩니다.
둘 다 무한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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