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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월요일에는 아주 특별한 뮤지컬을 관람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의 창작 뮤지컬 <박열>. 원래는 이번 해 7월에서 9월까지 초연이 올라왔지만 저는 개인사정으로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중계가 정말 반가웠어요.

 

코로나19가 점점 길어지다보니 이러한 온라인 뮤지컬 중계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이렇게 좋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저는 대환영입니다. 물론 현장에서 보는 그 감동보다는 덜하지만요.

이번 중계는 총 6회의 공연이 있었고, 각각

백기범-허혜진-문경초 페어 (10월 18일, 11월 8일 중계)

김순택-최지혜-정지우 페어 (10월 25일, 11월 15일 중계)

김재범-이정화-권용국 페어 (11월 1일, 11월 22일 중계)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22일 공연을 관람했고, 캐스팅은

 

김재범 배우 (사진-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박열 / 김재범 님

 

이정화 배우 (사진-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가네코 후미코 / 이정화 님

 

권용국 배우 (사진-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류지 / 권용국 님.

 

온라인 중계 예매는 인터파크, Yes24, 티몬 등의 사이트에서.

관람은 STAGE X 홈페이지에서만 가능합니다. 사실 다음에는 다른 곳에서 중계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끊김도 더러 있고 아무래도 규모가 작은 사이트다 보니 불안정한 면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더 접근성 좋고 큰 플랫폼에서 중계했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STAGE X

STAGE X

www.stagex.co.kr

공연 시간부터 실시간으로 중계가 이루어지고, 중계가 끝난 후에는 공연 시간만큼 추가 중계가 이루어졌어요.

이런 온라인 중계를 관람하실 때는 꼭 시간에 늦지 않게 알람 맞추는 거 잊지마세요!!

 

아래는 박열 시놉시스.

 

다음으로 넘버.

 

넘버

 

1. 무너진 도쿄

2. 누굴까 이 사람

3. 나와 닮은 사람

4. 아나키스트

5. 연극을 시작해

6. 잔혹한 연극

7. 불꽃처럼

8. 폭탄이 되어

9. 대역죄인

10. 세상이라는 건

11. 나를 지킨다는 것

12. 원하는 대로

13. 자유

14. 잔혹한 연극 rep.

15. 나를 지킨다는 건 rep.

16. 끝없는 싸움

17. Finale / 불꽃처럼 rep.

 

 

감상평

 

<뮤지컬 박열>은 1923년 관동대지진 때 일어난 조선인 대학살을 숨기기 위해 이를 덮을 화제거리를 찾는 검사국장 류지와, 그의 목표로 계략에 얽힌 조선인 아나키스트 박열. 그리고 박열의 아내 가네코 후미코의 이야기에요.

대극장 뮤지컬처럼 규모가 큰 공연이 아니고, 위에 소개한 인물 3명만 등장해 끝까지 진행하는 작은 극이지만. 대사도 좋고 넘버들도 여운이 남는 것들이 많아서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절대 들지 않았어요.

역사극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만족했어요. 특히 가사들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으로 전해지는 내용들이어서 나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보게 만든 극이었던 것 같아요.

좋은 가사들이 정말 많았지만 가장 감명받았던 부분은 15번째 넘버 '나를 지킨다는 것 rep.'

 

가짜로 숨 쉴 바엔 나로 살고 부서지겠어
잔혹한 세상에 갇혀 내 모든걸 조롱받아도
나를 지킨다는 것 내 뜻으로 살아가는 것
긁히고 상처입어 나는 나를 지켜낼거야

이 글은 내 치부마저 스스로 폭로하는 글이 될 것이다
그로 인해 내 짧은 인생을 위로 받을 수 있다면
또 미래에 당신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면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머지않아 나는 이 세상에서 사라질것이다
몇 마디 굴복으로 날 살리지 않을것이다
기꺼이 기꺼이 파괴 될 것이다
그것만이 날 지켜 줄 테니까

 

박열 공연모습 (사진-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본인의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나를 지키기 위해 나는 기꺼이 파괴 될 것이다.' 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오히려 우리의 모습은 현실에 안주하면서 사는 류지 역에 더 가까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뮤지컬 속에서 박열의 모습도 정말 당당하고 멋졌지만 저는 그의 아내 후미코가 이 뮤지컬의 진짜 주인공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정화 배우님의 섬세하고 감정선 깊은 연기가 잘 어우려져서 극에 엄청 몰입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캐릭터 해석을 잘 하신 것 같아요. 마지막에 서럽게 독백할 때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전체적으로 여운이 남는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여기서 줄일게요.

다음에 더 멋진 공연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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