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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30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위대한 한국 창작 뮤지컬의 시대가 시작됐다. (Feat. 살바도르 달리 展)
Seulgi 2021. 12. 2. 22:18안녕하세요! 슬생입니다. 그저께 살바도르 달리 展과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관람하고 왔어요. 예전에 뮤지컬 집중탐구 시리즈에서 포스팅을 작성한 적도 있는 공연이지만 직접 관람하러 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알고 싶으신 분은 아래 포스팅 참고.
뮤지컬을 관람하기 전, 살바도르 달리 展에 다녀왔어요. 원래 별도로 글을 쓰려고 했는데,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제가 전시에 대한 흥미가 크게 없기도 하고... 달리의 작품에 대해 코멘트를 할 정도로 미술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이 포스팅에 살짝 끼워 넣어 보았습니다.
이번 전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배움터에서 11월 27일부터 내년 3월 20일까지 진행됩니다. 저는 얼리버드 예매로 9900원에 관람했어요. 정가는 만 삼천원.
국내에서는 최초로 진행되는 대규모 회고전으로, 달리의 실제 작품 140여 점(유화, 삽화, 설치작품 등)이 그의 생애에 맞추어서 전시되어 있어요. 전시장 내부는 일부 허용된 작품을 제외하고는 사진 촬영 금지였습니다.
촬영이 허용된 작품 사진 중 몇 개만 가져와봤어요.
난생 처음 제 돈을 주고 가보는 전시이기도 했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전시회 관람 자체를 별로 선호하지 않아서 그렇게 감흥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무엇인지 확실히 느낀 전시.. 그래도 몇몇 아는 작품들이 중간에 나올 때는 반갑더군요. 이렇게 오후 동안 관람을 마치고 메인 이벤트인 뮤지컬을 위해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의 고딕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원작으로 하는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입니다. 2018년 삼연 이후 3년 만에 다시 찾아온 사연이라 더 반가운 마음이네요. 이번 공연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11월 24일부터 내년 2월 20일까지.
한강진역을 통해서 가면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바로 블루스퀘어 건물로 진입할 수 있으니 대중교통 이용하시는 분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먼저 티켓박스에서 티켓을 수령했어요.
그 다음 포토존 옆에 있는 MD 샵에서 프로그램 북 구매. 줄이 정말 길더라구요... 혼잡하고 오래 기다리는 거 싫어하시는 분들은 미리 가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당일 티켓이 있어야 구매가 가능하니 이 점도 꼭 참고하시구요. 프로그램 북 가격은 만원.
배우 사진 외에도 인터뷰나 제작 노트 등 이것저것 소소한 볼거리들이 있습니다.
원래 오페라글라스를 안 빌리려고 했는데, 자리가 좀 뒷 쪽이라서 필요성이 느껴지더라구요. 다행히도 블루스퀘어 홀은 사전예약 없이 현장에서도 대여가 가능해서, 바로 부스로 향했습니다.
MD와 마찬가지로 당일 티켓 확인 후에, 본인 신분증을 맡기고 대여가 가능합니다. 가격은 삼천원.
빅터의 실험실과, 괴물과 어린 빅터가 대화를 나누는 호수를 배경으로 한 포토존. 참 예쁘네요.
공연 관람 전 마찬가지로 문진표 작성이 필요해요. 공연장 곳곳에 있는 해당 QR 코드를 스캔 후 문진표를 작성하면 카카오톡으로 결과가 전송되는데, 해당 화면을 입장 시 티켓과 함께 보여주면 됩니다.
2021년 11월 30일 19시 30분 공연 캐스트입니다.
빅터 프랑켄슈타인 / 민우혁 님
앙리 뒤프레 / 박은태 님
줄리아&까뜨린느 / 이봄소리 님
엘렌 / 서지영 님
공연 시간은 인터미션을 포함해 총 175분.
(1막 75분, 인터미션 20분, 2막 80분)
제 자리는 1층 22열 우측이었어요. 티켓을 수령할 때 해당회차 빅터&앙리의 엽서 사진도 같이 받았는데, 원래부터 계속 주던 것인지는 모르겠네요. 자리가 조금 먼 감이 없지 않아있지만, 오늘 캐스팅으로 자리 잡은 거 자체로 행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행복한 마음으로 봤어요. 그리고 제게는 오페라글라스가 있으니까...!
아래는 프랑켄슈타인 시놉시스.
“신을 믿어 지독하게. 하지만 그건 축복을 통해서가 아니라 저주를 통해서지. 만약 신이 없다면 누가 이 세상을 이런 지옥으로 만들 수 있었을까?”
19세기 유럽, 나폴레옹 전쟁 당시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전쟁터에서 죽지 않는 군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신체접합술의 귀재 앙리 뒤프레를 만나게 된다. 빅터의 확고한 신념에 감명받은 앙리는 그의 실험에 동참하지만 종전으로 연구실은 폐쇄된다. 제네바로 돌아온 빅터와 앙리는 연구실을 프랑켄슈타인 성으로 옮겨 생명 창조 실험을 계속해 나가는데, 예상치 못했던 사건이 일어나고 피조물이 창조되지만 홀연 사라지고 만다. 3년 후, 줄리아와의 결혼을 앞둔 빅터 앞에 괴물이 되어버린 피조물이 나타나는데……
“교만한 창조주여,
그 동안 내가 겪은 세상을, 불행을 그대로 돌려주리라.”
신이 되려 했던 인간과 인간을 동경했던 괴물. 애증의 복수가 시작된다.
다음으로 넘버.
1막
1. Overture
2. 워터루
3. 단 하나의 미래
4. 너의 꿈 속에서 Reprise
5. 평화의 시대
6. 혼잣말
7. 외로운 소년의 이야기
8. 한잔의 술에 인생을 담아
9. 살인자
10. 나는 왜
11. 살인자 Reprise
12. 너의 꿈 속에서
13.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
14. 또 다시
2막
15. 평화의 시대 Reprise
16. 그대 없이는
17. 행방불명
18. 도망자
19. 남자의 세계
20. 넌 괴물이야
21. 그곳에는
22. 협박
23. 산다는거
24. 남자의 세계 Reprise
25. 난 괴물
26. 살인자 Reprise
27. 그날에 내가
28. 상처
29. 절망
30. 오늘밤엔
31. 줄리아의 죽음
32. 후회
33. 나는 프랑켄슈타인
프레스콜 영상
감상평
원작인 마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은 최초의 SF 문학이기도 하면서 후에 많은 작품들에게 영감을 준 위대한 소설입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괴물과 매드사이언티스트의 이야기로만 알고 계시는 분들도 많고, 특히 괴물의 이름이 '프랑켄슈타인'으로 잘못 알려져있는 경우도 허다하죠. 원작 이후 우후죽순 생겨난 미숙한 2차 창작물들이 이러한 잘못된 인식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어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또한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공연을 처음 봤는데, 원작에 완전하게 충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용을 상당히 잘 가져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괴물이 느끼는 심리의 표현, 북극이라는 소재를 살린 점 등등.. 이에 한국적인 감성을 더해 극의 감동을 극대화시키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좋았던 점은 무대 연출. 괴물과 어린 빅터의 대화라던지, 노래하는 과거의 엘렌을 처절한 모습으로 따라가는 빅터의 모습... 이라던지. 기존의 한국 뮤지컬에서 잘 보지 못했던 연출 방식으로 감정을 이끌어내는 부분이 훌륭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과하지 않은 영상과 촘촘한 무대 장치의 조화, 화약 등을 사용해 더 실감나게 극을 꾸민 부분들도 돋보입니다.
그리고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완전하게 만들어주는 배우들을 빼놓을 수 없죠.
먼저 민우혁 님.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잘 어울린다'였어요. 본인이 가진 색깔/목소리/마스크가 빅터 역에 찰떡이에요. 상반된 이미지의 자크 역도 능청스럽게 잘 소화하구요. 노래도 연기도 안정적으로 잘하셔서 보기 좋았어요.
(최근 영상이 없어서 옛날 걸루...)
두 번째로 박은태 님. 발성이나 감정 표현들이 제 마음 깊은 곳을 건드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까뜨린느와 부른 '그곳에서' 넘버나, 호수 씬에서는 눈물이 절로 났던..
마지막으로 이봄소리님. 줄리아와 까뜨린느 역을 맡으셨는데, 목소리가 제가 너무 좋아하는 청아st라.. 줄리아 역으로 처음 넘버를 시작할 때부터 그냥 푹 빠져버렸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연기는 까뜨린느 역이었는데, 그녀는 상처받은 괴물을 보듬어주는 유일한 사람이었지만, 불우한 환경에 지쳐 자유를 얻기 위해 결국 괴물을 배신하죠. 이러한 그녀의 입체적인 모습에 몰입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특히 에바 앞에서 악쓰면서 두려워하는 모습과, 괴물에게 '그렇게 쳐다보지 말라며' 절규하는 부분은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까뜨린느를 욕하는 분들도 꽤 있지만, 저는 '누구라도 저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총평을 하자면, 최고의 배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진 멋진 창작 뮤지컬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해도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라이센스로 올리기 급급했던 우리나라가 이렇게 어엿한 창작 뮤지컬을, 그것도 꽤 잘 만들어서 사연까지 올렸다는 사실에 얼마나 한국 뮤지컬 시장이 크게 성장했는가 느낄 수 있어서 자랑스럽기도 했습니다. 다만, 나중에는 외국의 작품을 가져다 쓰기보다는 더 한국적인 뮤지컬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작은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짧은 후기 글을 적어봤는데요.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다음에 더 멋진 공연 소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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