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시작하기 전.. 드리는 말씀

 

이 글을 시작으로 <뮤지컬 하데스타운>의 넘버 가사들이 올라올텐데요.

한국어 번역 작업은 우리에게 영화 번역으로 익숙한 '황석희'님이 하셨다고 하네요.

대부분 번역이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잘 된 편이긴 한데, 아무래도 원어의 말 장난이나 은유적인 표현들이 빠질 수 밖에 없어서 해당 부분은 파란색 주석으로 설명을 달아두었습니다. (+ 제가 좋았던 부분들)

 

[등장인물]
* 주석
원어 가사
한국어 가사

<가사 작성 방법>

 

전체적으로 의역이 꽤 많고, 영어와의 어순 차이 때문인지 같은 가사더라도 순서 배치가 다른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저는 따라부르기 좋게 음악을 기준으로 가사를 작성했기 때문에, 같은 위치에 있더라도 실제 해석과 다른 경우가 있으니 해당 부분을 감안하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해석을 따라서 가사를 작성하면 아래가 맞겠지만

Let me introduce you to a few of them
자, 이제 인간들을 소개해볼까요?
And don't forget that times are hard
Hard times in the world of men
지금은 모두가 힘겨운 시절인 걸 기억하시죠?

 

음악에 맞춰서 작성하면

And don't forget that times are hard
자, 이제 인간들을 소개해볼까요?
Hard times in the world of men
Let me introduce you to a few of them
지금은 모두가 힘겨운 시절인 걸 기억하시죠?

 

이렇게 되기 때문에 어색하게 보이는 부분이 생긴다는 이야기입니다.

시작 전 이야기가 너무 길었네요. 즐거운 지하세계 여행되시길..


헤르메스가 등장인물들을 소개한다.

 

[한국어 버전]

 

[브로드웨이 버전]

 


[헤르메스]

Chugga chugga chugga chugga (x2)

차카차카 차카차카 차카차카 차카차카

[코러스]

Chugga chugga chugga chugga (x2)

차카차카 차카차카 차카차카 차카차카

[헤르메스]

*Road to hell은 작품의 서문 역할을 하는 넘버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옛날 이야기를 시작할 때 많이 말하는

'Once upon a time...'(옛날 옛적에) 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습니다.

*Once upon a time there was a railroad line

옛날 옛적 철길 하나 있었지

*하데스타운의 무대 세트와 의상들은 대공황 시대의 뉴올리언스 바가 주는

느낌을 내기 위해서 디자인 되었는데, 이 대사는 관객들이 가지고 있는

공연의 시대적 배경에 대한 의문을 정리하고 가는 부분입니다.

원작자인 아니이스 미첼이 인터뷰한 내용을 보시죠.

"This was huge, these seven words.

It somehow solved a problem folks were having with our (mythic, metaphorical) show

where they wanted to know: where are we? when is this?

It was liberating to just have Hermes say: ‘don’t ask!"

또한 배경이 되는 그리스 신화의 시간대가 애매하기 때문에

이 대사는 신화와 공연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도 합니다.

*Don't ask where, brother, don't ask when

묻지마 언제 어딘지

*위에서 언급한 대공황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무대와 의상, 그리고 석유 드럼을

연상시키는 세트와 함께 이 시기의 인물들이 가진 절박함을 강조

It was the road to Hell, it was *hard times

지옥 가는 길 힘들던 시절

It was a world of gods...and men!

신들의 세상과 인간!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이야기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되었다는 의미에서

단순히 '오래된 노래'라고 말한 것이 아닙니다. 이 이야기는 Peri’s Euridice(1600년)와

Monteverdi’s L'Orfeo(1607년)에서도 등장합니다. 오래 전부터 오페라의 가장 빈번한

주제 중 하나로 사용되어 왔죠. 이런 맥락에서 하데스타운은 이런 전통을 이어가는

하나의 민속 오페라로 볼 수도 있습니다.

It's an *old song

오랜 노래

[코러스]

It's an old song!

오랜 노래

[헤르메스]

It's an old tale from way back when

오래 전 노래 들리던

It's an old song

오랜 얘기

[코러스]

It's an old song!

오랜 얘기

[헤르메스]

*처음엔 별 생각없이 들었던 이 대사가

공연이 끝날 무렵엔 정말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스포일러] 이 공연의 스토리는 루프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사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고,

지금도 존재하고,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란 것.

쳇바퀴처럼 계속되는 우리의 삶을 비유한 의미로 생각해볼 수도 있겠고,

거의 매일 공연이 진행되니까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And we're gonna sing it again

우리 다시 부르리

Gods and men, a'ight?

시작해 볼까요?

We got some gods in the house tonight!

오늘 밤 여기 계신 신들부터 소개해보죠

See, on the road to Hell there was a railroad line

지옥 가는 길에 철길이 있었지

*그리스 신화에서 운명의 세 여신들은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인생은 실타래로 비유되었는데, 한 여신(Clotho/과거)이 실을 잣고, 다른 여신(Lachesis/현재)은

그 실을 감으며, 마지막 여신(Atropos/미래)는 그 실을 끊는다고 합니다. 운명의 여신들은 종종 우리 마음 한구석에서

똑딱거리는 시계에 비유되면서,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결국 끝이 올 것이라는 걸 공연 내내 우리에게 상기시켜줍니다.

신화 속에서 세 여신이 정한 운명은 절대적이라서 제우스조차도 손대지 못했다고 하는데,

헤르메스의 소개에서 이들이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온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연에서는 세 여신을 악기로 구분하는데, Clotho는 바이올린, Lachesis는 탬버린, Atropos는 아코디언을 연주합니다.

*And there were three old women all dressed the same

똑같은 옷차림을 한 새 노파

And they was always singin' in the back of your mind

늘 우리 머리 속을 휘저어 놓는

Everybody meet the Fates!

운명의 세 여신을 소개합니다!

(Applause, FATES bow)

(박수, 운명의 세 여신이 인사한다)

And on the road to Hell there was a railroad line

지옥 가는 길에 철길이 있었어

*페르세포네는 봄, 꽃, 초목의 여신으로 하데스와 결혼한 후에 저승의 여왕이 됩니다.

*And a lady steppin' off a train

기차에서 내린 한 여인

With a suitcase full of summertime

가방 가득 여름을 담아 온

Persephone, by name!

페르세포네!

(Applause, PERSEPHONE bows)

(박수, 페르세포네가 인사한다)

And if you ride that train

저 기찰 탄다면

[코러스]

Ride that train

탄다면

[헤르메스]

If you ride that train

저 기찰 탄다면

[코러스]

Ride that train

(기)찰 타고

[헤르메스]

*'end of the line' 즉 종점까지 가면 하데스타운에 갈 수 있다고 하는데,

인생을 철도로 비유해서 죽음을 나타낸 대사. 인생의 철도는 저승에서 끝나기 때문에..

죽음 = 하데스타운 = 저 끝(종점)

*If you ride that train to the end of the line

저 기찰 타고 끝까지 가면

*하데스타운은 공연 내내 '어두운(Shady)' 곳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여러가지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1. 말 그대로 저승(지하세계)은 어두운 곳이다.

2. 신화에서 지하세계의 영혼은 Shady(그림자)라고 불린다.

3. Shady는 일반적으로 의심스럽거나 신뢰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4. 마지막으로 이건 말장난인데, 하데스가 Shady한 옷을 입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

*Where the sun don't shine and it's always shady

햇살이 사라진 암흑 같은 곳

It's there you'll find the king of the mine

거기 광산의 주인이 있지

*그리스 신화에서 하데스는 죽은 자들의 신이자 저승의 왕.

공연에서 하데스를 소개하는 방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바뀌었는데,

뉴욕 공연에서는 Road to hell 때 소개되지 않았고,

런던 공연은 헤르메스가 간단히 언급만 하고 넘어가는 식이었습니다.

*Almighty Mr. Hades!

전능한 미스터 하데스!

(Applause, HADES bows)

(박수, 하데스가 인사한다)

We got any other gods?

다른 신들도 있냐고요?

Oh, right, almost forgot...

이런, 빼먹을 뻔 했군요

On the road to Hell there was a railroad station

지옥으로 가는 기차역 있었지

*그리스 신화에서 헤르메스는 많은 일을 담당했는데

가장 큰 역할은 영혼들을 사후 세계로 인도하는 것이었고, 길과 여행자들의 보호자이기도 하였으며

또한 신들의 전령 역할도 했습니다. 그의 깃털 달린 신발인 탈라리아는

그가 올림포스 산으로 날아가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고 하네요.

공연에서 헤르메스의 역할 또한 신화와 맥락을 같이합니다. 오르페우스를 하데스타운으로 가는 길로 안내하고,

에우리디케의 저승행 티켓을 받는 인물이며, 공연 내내 서술자의 역할을 합니다.

*And a man with feathers on his feet

발에 날개 달린 한 남자

Who could help you to your final destination

여러분을 목적지로 데려갈 바로 그 사람

Mr. Hermes, that's me!

미스터 헤르메스, 바로 나

(Applause, HERMES bows)

(박수, 헤르메스가 인사한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사랑 이야기는 수천 년동안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전해져 왔고,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우리도) 그 이야기가 어떻게 끝이 날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헤르메스는 그저 이야기의 서술자 역할일 뿐이고 관객들에게 같은 비극을 계속해서 이야기해야 하지만, 그 또한

이 이야기가 행복한 결말을 맺기를 원하고,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는 걸' 믿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See, someone's got to tell the tale

누군가는 전해야 해

Whether or not it turns out well

이야기의 끝에 대해

Maybe it will turn out this time

이번엔 다를 지 몰라

On the road to Hell

지옥 가는 길

On the railroad line

철길 위에서

It's a sad song

슬픈 노래

[코러스]

It's a sad song!

슬픈 노래

[헤르메스]

*고대 그리스 연극은 희극(comedy), 비극(tragedy), 풍자극(satire plays)

이렇게 세 가지 극적인 장르를 가지고 있었는데, 헤르메스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를 소개하기도 전에

공연의 시작에서부터 이 이야기는 비극(tragedy)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It's a sad tale, it's a *tragedy

슬픈 이야기 슬프디 슬픈

It's a sad song

슬픈 노래

[코러스]

It's a sad song!

슬픈 노래

[헤르메스]

We're gonna sing it anyway

그럼에도 난 부르리

Now, not everyone gets to be a god

모두 신이 될 수 있는 건 아니죠

And don't forget that times are hard

자, 이제 인간들을 소개해볼까요?

Hard times in the world of men

Let me introduce you to a few of them

지금은 모두가 힘겨운 시절인 걸 기억하시죠?

*모자를 기울이는 것은 인사나 존경의 보편적인 표시죠.

옛날에 배우들은 팁을 받기 위해서 관객들에게 '모자를 건네'곤 했습니다

*You can tip your hats and your wallets

지갑들 열어서 팁 준비하세요

Brothers and sisters, boys and girls

형제자매 여러분, 소개합니다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도 몇몇 주요 배우들이 주인공을 맡았고,

코러스들은 내레이션을 하거나 다른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며 춤과 합창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했습니다.

'가장 열심히 일하는' 이라는 대사는 코러스들이 여러 역할을 맡는 것,

특히 하데스타운의 일꾼으로서의 모습을 묘사한 일종의 비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To the hardest working Chorus

전능한 신들의 세상에서

In the gods' almighty world!

가장 열심히 일하는 우리 코러스!

(Applause, CHORUS bows)

(박수, 코러스가 인사한다)

And workin' just as hard for you

우리 밴드도 질수 없죠

Let's see what this crew can do!

어디 솜씨 좀 볼까요?

(HERMES introduces the band. Band break.)

(헤르메스가 밴드를 소개한다. 이어지는 밴드 연주.)

On the road to Hell there was a railroad line

지옥 가는 길에 철길이 있었어

And a poor boy workin' on a song

노래하는 가난한 남자

[오르페우스]

*오르페우스의 정체성과 같은 Epic 멜로디의 첫 등장

*La la la la la la...

라라라 라라라

[헤르메스]

*오르페우스의 이야기는 신화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원래 신화에 따르면 그의 어머니는

서사시의 뮤즈인 칼리오페 혹은 신성시(sacred poetry)의 뮤즈인 폴리헴니아였다고 합니다.

공연에서 오르페우스의 어머니는 칼리오페로 설정되었는데, 원작자인 아나이스 미첼은

오르페우스의 어머니를 '자식을 사랑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라면 오랫동안

자식을 내버려둘지도 모르는 자유분방한 보헤미안' 으로 상상했다고 하네요.

+ 의도된 말장난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사를 보면 muse's son(뮤즈의 아들) 발음이 musician과 비슷합니다

*His mama was a friend of mine And this boy was a muse's son

뮤즈였던 그의 어머닌 한 때는 내 친구였지

On the railroad line on the road to Hell

지옥 가는 길 철길 위에서

You might say the boy was touched

뭔가 신기한 면이 있는 아이였지

[오르페우스]

La la la la la la...

라라라 라라라

[헤르메스]

Cause he was touched by the gods themselves!

신들의 은총을 받은 아이였으니까

Give it up for Orpheus!

소개합니다 오르페우스

(Applause, ORPHEUS misses the cue)

(박수, 오르페우스가 타이밍을 놓친다)

Orpheus!

오르페우스!

(ORPHEUS bows)

(오르페우스가 인사한다)

*에우리디케는 처음부터 '먹을 걸 찾는 어린 소녀'로 소개되는데요.

절박하고 필사적이기까지 한 그녀의 모습을 잘 나타내는 대사입니다.

앞으로 등장할 넘버에서도 그녀가 음식이나 피난처를 찾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오게 되는데,

이 것은 에우리디케가 오르페우스를 사랑하지만, 점점 본인이 처한 상황에 굳게 갇혀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나중에는 스스로 저승으로 내려가게 될 것임을 암시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그녀를 아래와 같이 소개하는 것에서 원래의 신화보다 훨씬 더 강하고 단단한 인물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원래 신화에서 에우리디케는 뱀에 물린 뒤 저승으로 끌려갔고, 그 부분 외에는 거의 직접 이야기에

등장한 적이 없는 수동적인 인물이었지만, 하데스타운에서 그녀는 스스로 결정을 내립니다.

*There was one more soul on this road

이제 소개할 마지막 영혼

Girl, come on in from the cold!

자, 추운 데 어서 들어와

On the railroad line on the road to Hell

지옥 가는 길 철길 위에서

There was a young girl looking for something to eat!

배고파 먹을 걸 찾는 한 소녀

And brother, thus begins the tale of Orpheus and Eurydice!

이렇게 시작된 얘기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It's a love song

사랑 노래

[코러스]

It's a love song!

사랑 노래

[헤르메스]

It's a tale of a love from long ago

아주 오래된 사랑 이야기

It's a sad song

슬픈 노래

[코러스]

It's a sad song!

슬픈 노래

[헤르메스]

But we're gonna sing it even so

우리 다시 부르리

It's an old song

오랜 노래

[코러스]

It's an old song!

오랜 노래

[헤르메스]

It's an old tale from way back when

오래전 옛날 이야기

And we're gonna sing

자 우리 다시

[헤르메스, 코러스]

We're gonna sing

우리 다시

We're gonna sing it again!

우리 다시 부르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