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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슬생입니다. 이번에는 <뮤지컬 마틸다>를 관람하고 왔어요.

 

 

 

이번 공연은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작년 10월 5일부터 올해 2월 26일까지 진행되고 있어요.

 

2023년 2월 11일 오후 2시 공연 캐스팅입니다.

마틸다 - 진연우

미스 트런치불 - 장지후

미스 허니 - 박혜미

미세스 웜우드 - 강웅곤 님

미스터 웜우드 - 서만석 님

공연시간은 총 160분이고, 인터미션은 15분.

 

포토존 모습.

 

티켓 봉투가 참 예쁘죠? 봉투 오른쪽 아래에 직원 분들 보기 편하게 하려고 한건지 자리 정보가 요약된 하얀색 스티커가 붙어 있더라구요. 공연 끝나고 안 뜯어지게 살살 떼느라 아주 혼났어요. 제 자리는 2층 B구역 12열 중간이었어요. 맨 뒤였는데도 생각보다 잘 보여서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오페라글라스 필수인 자리. 음향도 나쁘지 않았어요. 아래는 마틸다 시놉시스.

 

다음으로 넘버.

 

1막

 

1. Miracle

2. Naughty

3. Story 1: Once Upon a Time

4. School Song

5. Pathetic

6. The Hammer

7. Naughty Reprise

8. The Chokey Chant

9. Loud

10. This Little Girl

11. Story 2: The Great Day Arrived

12. Bruce

 

 

2막

 

13. Telly

14. When I Grow Up

15. Story 3: The Trick Started Well...

16. I'm So Clever

17. Story 4: I'm Here

18. The Smell of Rebellion

19. Quiet'

20. My House

21. Chalk Writing

22. Revolting Children

23. This Little Girl Reprise

24. When I Grow Up Reprise

 

 

하이라이트 영상

 

 

개인적인 짧은 후기

 

뮤지컬 마틸다 공연 모습 / 사진 신시컴퍼니

뮤지컬 마틸다는 영국 아동소설 작가 로알드 달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에 라이센스로 초연이 올라왔고, 4년 만인 22년 10월에 이번 재연이 성사되었습니다. 좋아하는 공연기획사인 신시컴퍼니(취향이 잘 맞아서.. 렌트, 시카고, 아이다 모두 제가 너무 사랑하는 공연입니다)에서 올린 작품이라 처음 재연 공지가 떴을 때부터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요.

공연이 시작되고 바로 관람하지 않았던 이유는 개인적으로 어린 배우들이 나오는 작품을 선호하지 않아서였습니다. 물론 뛰어난 실력의 아역들도 있지만 성인 배우에 비해서 기량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아직 경험이 적고 어리기 때문에), 이전에 아역 배우들이 등장하는 작품들을 봤을 때 몰입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아서 저도 모르게 이런 편견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뮤지컬 마틸다 공연 모습 / 사진 신시컴퍼니

그래서 별 기대없이 공연을 봤는데, 이런 제 생각을 완전히 바꾸는 시간이었어요. 아이들이 또랑또랑 빛나는 눈으로 즐겁게 노래하고 연기하는 모습에 괜히 제 마음이 뭉클했고, 그 순수함과 에너지가 온전하게 전해지는 느낌이 정말 따뜻했습니다. 앞으로 이렇게 뛰어난 친구들이 한국 뮤지컬의 미래가 된다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좋았어요. 그리고 너무 귀여워서 절로 웃음이 지어지는... 특히 라벤더 역할했던 강단아 양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뮤지컬 마틸다 무대 모습 / 사진 신시컴퍼니

무대가 정말 센스있고 예쁘게 꾸며져 있어요. 알파벳들 속에 숨겨져 있는 단어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그리고 2층이라 제대로 못봤을 수도 있는데, 배우들 퇴장 동선이 약간 특이한 것 같아요. 무대에서 객석 쪽으로 아예 내려가서 사이드로 빠지는 듯한 느낌...

 

뮤지컬 마틸다 공연 모습 / 사진 신시컴퍼니

브루스가 케이크를 먹는 장면에서 크림이랑 케이크 일부는 진짜인 것 같은데, 나머지 엄청 큰 조각은 어떻게 없앴을까 하는 의문점이 있어요... 브루스가 케이크 쪽으로 몸을 숙였다 일어나면 큰 조각이 하나씩 없어지던데, 조각을 접어서(?) 교복 조끼 속으로 집어넣는 것인가... 아 궁금하다 궁금해 아시는 분은 댓글 달아주세요 (+ 그리고 아만다가 하늘로 던져졌다가 떨어지는 장면도 진짜인 것처럼 보였는데 이것도 너무 궁금해..)

인터미션에 미스터 웜우드가 미리 나와서 관객이랑 대화하며 작품에 대한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부분이 신선했어요. 웜우드가 던지는 책을 그 아들이 곡예처럼 받는 장면도 참 재밌었어요.

 

리볼팅 칠드런 때 관객석으로 종이비행기를 날려주는데 각각 다른 학생들의 성적표로 만든 거라고 해요. 아쉽게도 2층은 비행기가... 안 와서... 받으신 분들 정말 부럽다..

 

[좌]뮤지컬 마틸다 공연 모습 / [우]School Song 가사(프로그램북) - 사진 신시컴퍼니

스쿨 송도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구조물에 알파벳 블록을 하나씩 끼우면서 배우들이 그 위로 올라가는 연출이 독특하고 좋았고, 특히 번안을 너무 잘해서 가사 듣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김수빈 번역가님 진짜 센스쟁이

 

그리고 제일 좋았던 넘버는 어른이 되면.. 배우들이 그네를 타고 바람을 가르면서 앞으로 나올 때 마음이 요동치는 느낌이었어요. 아이들의 감정이 정말 잘 묻어나오는 가사와 멜로디가 참 인상적입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마냥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고, 어른들은 아무 근심걱정 없이 뭐든 하고 싶은 걸 해내며 잘 살아갈 줄만 알았는데, 실제로 어른이 되고 난 뒤에 마주한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최근 많이 실감했습니다. 사소한 일 하나에서도 설렘과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던 저 때에 대한 그리움과 더불어 이 세상에 있는 수많은 '어른이'들을 위로하는 느낌을 받게 되어 살짝 눈물이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면서 가장 크게 들었던 생각은 '우리는 과연 마틸다처럼 부당한 일에 옳지 않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 였어요. 웬만한 어른들보다 훨씬 더 훌륭하고 반짝반짝 빛이 났던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스스로에 대해 한 번 더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던 것 같아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뮤지컬 마틸다>에 대한 짧은 후기 글을 적어봤는데요.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에 더 멋진 공연 소식 들고 돌아올게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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